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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남사노인대학 입학생 대상 특강

4일 남사읍 주민자치센터서 ‘상상력과 관찰력의 미술세계’ 주제로 강연

 

전국연합뉴스 배주현 기자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4일 오전 남사읍 주민자치센터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1회 남사노인대학 입학식’에서 입학생 110여 명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했다.

 

‘상상력과 관찰력의 미술 세계’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특강에서 이 시장은 극사실주의, 초현실주의, 인상주의, 입체주의, 표현주의 등 다양한 화풍과 대표 작품을 소개하고, 미술 작품의 가치는 작가의 관찰력과 상상력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시장은 “그림은 단순한 미적 대상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상상하고 사유한 결과물”이라며 “특히 노년기야말로 상상력과 관찰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 “사유와 상상을 유도한 데페이즈망이 새로운 의미를 창조”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이석주 작가의 극사실주의 작품 ‘사유적 공간’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 시장은 “겉보기엔 사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림이다. 책이 많이 읽혀 해진 모습까지도 섬세하게 표현됐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백마가 옆에 그려져 있다”며 “이처럼 사유와 상상을 유도하는 구성은 프랑스어로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이라 부른다. 상식과 상식이 충돌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장은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과 ‘이미지의 배반’, ‘개인적 가치’ 등을 소개하면서 “현실 세계에선 존재할 수 없는 조합을 통해 초현실주의를 표현한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은, 하늘은 대낮인데 집과 호수는 밤이다. 있을 수 없는 장면이지만 상상력으로 가능한 세계다. 이 작품은 1억 달러 이상에 팔렸다. 우리 돈으로 약 1,450억 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미지의 배반’에 대해서도 “파이프를 그려놓고 그 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썼다. 고정관념을 깨라는 메시지다. 우리가 이걸 보면서 파이프라고 단정짓지만, 사실은 그림일 뿐이다”라고 해석했다.

 

▲ 피카소와 뒤샹, 엔디워홀 등 대중 미술작품과 관련 일화 소개

 

이상일 시장은 피카소의 작품 세계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피카소는 14살에 동생의 세례 장면을 사진처럼 그릴 정도로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그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았다”며 “그는 ‘아비뇽의 아가씨들’에서 여성의 얼굴을 전면과 측면으로 동시에 표현하며 입체주의를 개척했다. 이 작품은 초기엔 괴물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20세기 미술의 기념비적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은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모방한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남의 작품을 그대로 베낀 듯 보이지만, 피카소만의 입체주의 화풍으로 재창조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인정받았다. 2015년 경매가 1억 7930만 달러, 당시 환율로 약 1,965억 원에 거래됐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이어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피카소, 마그리트, 달리 등 위대한 예술가들도 남의 작품을 관찰하고 모방하면서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강연은 앤디 워홀의 팝아트 작품으로 이어졌다.

 

이 시장은 “워홀은 가난한 시절 늘 먹었던 캠벨 수프 캔을 주제로 그렸다”며 “현대인의 몰개성화, 대량생산 시대를 예술로 표현한 것이다. 또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찍어낸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은 경매가 1억 9500만 달러, 한화로 약 2,500억 원에 팔렸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누군가 그 작품에 총을 쐈지만, 그 구멍마저도 예술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관찰력과 상상력이 있으면 일상에서도 예술을 발견할 수 있다”며 기발한 상상력과 과감한 시도를 한 다다이스트 마르셸 뒤샹의 ‘샘’, ‘병걸이’, ‘L.H.O.O.Q’ 등을 소개했다.

 

▲ “예술은 우리 싱생활의 건축, 패션, 광고 등에 영향 끼쳐”

 

이상일 시장은 뭉크의 ‘절규’를 보여주며 “이 그림은 단순한 인물 묘사가 아니라, 작가의 불안과 우울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 표현주의의 대표작”이라며 “우리의 감정도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뭉크는 우울한 청년 시절을 거치며 이 작품을 남겼고, 경매가 1억 2000만 달러 이상에 팔렸다”며 “그림 한 점이 천문학적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상상력과 감정의 깊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또 “달리라는 작가는 녹는 시계를 통해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렸고, 마르셀 뒤샹은 소변기에 사인을 한 뒤 ‘이것도 예술이다’라고 선언했다”며 “예술의 세계는 관습을 깨고 새로운 시각을 여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기하학적 추상화의 대가 피트 몬드리안의 작품도 소개하며, “몬드리안은 눈에 보이는 자연을 점점 단순화해 나가며 수직선과 수평선, 그리고 빨강·파랑·노랑의 기본색만으로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몬드리안의 그림 ‘브로드웨이 부기우기’는 뉴욕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재즈 리듬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화성·평택 등에 조성한 반도체 단지 외벽에 몬드리안의 대표적 색감과 구조를 차용한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도 있다”며 “이처럼 예술은 우리 실생활의 건축, 패션, 광고 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또한 16세기 화가 아르침볼도의 독특한 인물화 시리즈도 언급했다. 이 시장은 “아르침볼도는 과일, 채소, 생선, 책, 나뭇가지 등을 조합해 사람 얼굴을 표현한 화가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각각의 재료로 표현한 ‘사계 연작’이 대표작”이라며 “멀리서 보면 인물화 같지만 가까이 보면 재료 하나하나가 보이는 이중 이미지 기법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아르침볼도의 황제 초상은 온몸이 채소와 과일로 구성돼 있지만, 당시 황제는 오히려 농업의 풍요를 상징하는 표현이라며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며 “이후 현대 조각가 필립 하스가 그의 영향을 받아 미국 뉴욕 식물원에 대형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오늘날에도 그 창의성은 예술계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 “새로운 것을 관찰하고 상상하는 습관이 창조의 전성기 만들어”

 

이상일 시장은 강연 종반부에 감동유의 이중그림 ‘픽셀의 모자이크 회화’를 설명하며 자신의 얼굴을 그린 포토모자이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그림은 이 시장이 국회의원이던 2015년 장애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활동한 이 시장에게 용인강남학교 학생들이 선물한 작품이다.

 

이 시장은 강연을 마치며 “미술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관찰력과 상상력을 통해 현실을 새롭게 해석하는 도구”라며 “노인대학 어르신들께서도 하루하루 삶 속에서 새로운 것을 관찰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상상하는 습관을 가지신다면 노년기야말로 창조의 전성기가 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번 특강은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그림 소개와 유쾌한 에피소드로 진행되어 어르신 수강생들의 웃음과 공감이 이어지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