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도시·건축디자인 혁신으로 서울을 바꾼다…첫 대상지 `노들섬`

서울시, 디자인혁신 필요성 확고… ‘매력 서울을 위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선언

 

전국연합뉴스 송경환 기자 | 오세훈 시장은 9일 서울의 디자인 혁신을 위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디자인 혁신방안은 불합리한 규제개혁과 행정지원 등 개선방향 마련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특색있고 상징성 있는 건축물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네덜란드 건축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자유로움’과 ‘다양성’이다. 국토 1/4이 해수면 아래에 있는 지리적 제약으로 주어진 토지를 실용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해야 했고, 이는 공공의 유연한 제도와 민간의 창의적인 설계로 이어졌다. 네덜란드 건축법은 창의적인 디자인 가치를 존중하며, 높이나 일조권 같은 건축규제는 최소한의 기준만 두고 개별 프로젝트별로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덕분에 실험적‧도전적인 건축물을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로테르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옛모습을 살려내는 대신 현대적이고 새로운 도시계획을 선택, 현재 해마다 새롭고 독특한 건축물이 탄생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개발계획 수립단계부터 공공이 먼저 용도‧규모‧공사비 등을 확정하지 않고, 민관협력을 통해 자유로운 디자인과 규모, 공사비 제안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혁신적 디자인 건축물을 지역 명소화하여, 도시 이미지 개선과 가치 향상, 시민 여가공간 등으로 활용하고 있음에도, 서울은 그동안 높이, 건폐율, 용적률 제한 등 규제와 복잡한 심의 과정으로 인해 혁신 디자인 건축물 건립이 저해되어 왔다.


서울시는 그동안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물 건립을 어렵게 만들었던 제도와 행정 절차를 대대적으로 손보고, 혁신적 건축물이 서울 곳곳에 건립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분야의 혁신 디자인 확산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①창의적 설계 유도 ②유연한 제도 운용 ③신속행정, ‘3대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시행한다고 했다.


(공공분야) 예술성과 상징성이 필요한 공공건축물의 경우 사전공모를 도입해 ‘선(先)디자인 후(後)사업계획’ 방식의 디자인 우선 행정시스템을 구축한다.


사업 초기단계에서 ‘기획 디자인 공모’를 실시해서 창의적인 디자인과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확정한 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적정 공사비를 책정해 실행력을 확실하게 담보한다는 취지다. 또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같은 비정형 건축물처럼 특수공법이 필요한 경우 설계비와 공사비를 현실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표준화된 공사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어서 혁신적인 건축설계안을 위한 국제설계공모를 실시해도 사전에 책정된 공사비의 한계로 특수공법을 도입하거나 비정형의 건축물을 건립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민간분야) 민간의 경우는 혁신 건축 디자인 제안(공모)을 통해, 통합선정위원회(가칭)에서 사업 필요성, 디자인 적정성, 효과성 등을 검증하고, 사업추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높이(층수), 용도 등 규제완화와 법정 용적률 120% 상향 등 파격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통합선정위원회는 대상지역의 선정과 사업 관련 자문, 부서간 업무 조정 등을 통해 사업이 기획부터 준공까지 전 과정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도시, 건축, 교통, 환경 등 공공, 민간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함된 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서울시는 건축가의 위상 강화와 건축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서울시 건축상'내실화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등을 통해 건축문화 저변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건축상을 프리츠커상에 버금가도록 위상을 높이고, 건축상 심사위원들도 세계적 건축가 및 전문가로 구성하여 평가의 공정성과 심사의 질을 높이겠다고 의도이다. 또한 수상자에게는 설계공모전 참여 시 가산점 부여 등을 통해 별도로 우대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작년 3월'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통해 제시한 서울형 용도지역제인 ‘비욘드조닝(Beyond zoning)’ 의 세부 운용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용도지역의 경계를 허문 ‘비욘드조닝’ 개념을 적용해 다용도 복합개발을 허용해 일자리, 주거, 여가,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혼합된 미래형 공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최근에 국토교통부가'도시계획 혁신방안'을 발표(’23.1.6.)하고 도시·건축 규제완화, 용도복합화 등을 위한 입법을 추진 중으로, 서울시 용도지역제 도입에 더욱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당초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물 건축이 목적인 특별건축구역의 도입 취지와 달리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디자인 자유구역’으로 전면 개편한다.


‘특별건축구역’은 주변과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이끌어내기 위해 특별히 지정하는 구역으로,'건축법'에 따라 일조권 등 일부 규정을 배제·완화 적용할 수 있다. 지형과 어우러지고 주요 경관축을 확보하는 배치로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열린 커뮤니티를 계획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설계가 핵심이다. 그러나 그간 창의적 설계안이나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하기보다는, 아파트 일조권 등 규제를 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규제완화) 서울시는 혁신 디자인의 경우, 높이, 건폐율 등 건축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그동안 각종 규제로 추진이 어려웠던 다양하고, 개성있는 건축물 건립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용적률 인센티브) 또한, 서울시는 법정 용적률의 최대 120% 완화를 통해, 혁신 디자인으로 인한 설계비와 공사비 상승분을 일정부분 상쇄시켜주고, 대신 녹지공간, 공유공간 조성 등 공공기여와 통경축,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형성 등 디자인과 공공성을 종합 고려하여 용적률 완화량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디자인을 제약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없애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일명 ‘서랍 속 규제’라고 하는 전문가와 담당도 잘 모르는 지침, 불필요하거나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정과 방침 등을 과감하게 정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례로 작년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 전면 개정을 통해 연접부 경관 높이기준 폐지 등 경직적 규제를 없애고, 사업에 따라 유연한 디자인을 계획할 수 있도록 변경했으며, 이러한 자유로운 디자인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 개정을 도시, 건축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셋째,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이 마련됐더라도 실제로 각종 심의를 거치면서 위원회간 의견차이로 당초 설계안이 의도와 다르게 변경․왜곡되거나, 사업추진이 늦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도시, 건축, 교통, 환경 등을 ‘통합심의’로 실시해 디자인이 우선시되는 시스템을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다.


통합심의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일관된 정책 시행이 가능하고, 그에따라 사업추진 중 혼선 방지, 사업시행 기간 단축과 혁신 디자인이 사업 준공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함께, 주거분야에서도 디자인 혁신을 추진한다. 먼저, 초고층 아파트는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여,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등 도시경관 향상과 공공공간 제공 등 공공성을 확보한다.


또한, 아파트 저층부, 입면 특화, 한강변 및 수변 아파트 단지 계획 등의 우수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여, 다채롭고, 개성있는 디자인의 공동주택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주거지 면적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는 다세대‧연립주택 등 저층주거지의 경우는, 더 살기 좋은 동네 ‘한층 더’ 예쁜 집 만들기 프로젝트(가칭)를 통해, 디자인 특화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주민 편익시설 등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도시·건축 혁신 디자인 유도·확산을 위해 공공과 민간분야를 망라한 다양한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공공분야에서는 노들섬 사업이 이미 작년 12월부터 기획 디자인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며, 추가로 제2세종문화회관, 성동구치소, 수서역 공영주차장 복합개발 사업 등 4개 사업을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분야에 대해서도 올해 상반기 중 ‘도시․건축 혁신 시범사업’ 공모를 통해 대상지 5개소 내외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시범 사업지에 대해서는 용적률 120% 완화, 높이 및 건폐율 배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과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사업 전 과정 행정지원을 통해 혁신 건축물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으로 마련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365일 음악과 예술이 흐르는 ‘노들섬에 첫 적용한다.


그 시작으로 ‘노들섬’의 창의적·혁신적 디자인 구상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획 디자인 공모’를 실시한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국내·외 건축가를 초청해 지명공모 방식으로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약 120일 간) 진행 중이며 현재 모든 참여자는 노들섬 및 한강 일대 답사를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구상중이다.


초청 지명건축가 7명은 강예린+SoA(대한민국, ‘포라운드 테이블’ 등 설계), 김찬중(대한민국,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 등 설계) 나은중·유소래(대한민국, ‘자라나는 숲’ 등 설계), 신승수(대한민국, ‘구산동 도서관 마을’ 등 설계), BIG(덴마크, 아마게르 바케(코펜 힐) 소각장 등 설계), 토마스 헤더윅(영국, 뉴욕 베슬 등 설계), 위르겐 마이어(독일, 스페인 세비야 메트로폴 파라솔 설계) 이다.


서울시는 ‘기획 디자인 공모’를 통해서 노들섬의 매력을 발굴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 규모, 공사비를 포함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구상안을 제안받을 예정이다.


디자인 구상안이 결정되면 사업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투자심사 등 예산확보를 위한 사전절차를 완료 후 기본설계 공모를 통해 최종 설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노들섬’은 ‘자연과 예술, 색다른 경험이 가득한 한강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목표로 추진된다. 그동안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던 한강의 낙조를 비롯해 노들섬과 한강의 숨은 매력을 찾아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벅찬 감동을 줄 수 있는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다.


노들섬은 예술섬의 콘셉트에 맞게 디자인을 개선하고, 노들섬 동-서측을 연결하면서 한강의 석양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보행교를 신설한다. 또한, 한강을 배경으로 한 수상예술무대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제안된 디자인안은 작품전시와 포럼, 공청회 등을 통해, 계획수립 전 시민들과 사업 취지와 방향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을 계획이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시민들과 소통·참여를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최적의 계획안을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