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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해결의 열쇠는 기업" 서울시,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확산 나선다

오세훈 시장, 정운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과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확산 업무협약」

 

전국연합뉴스 김기술 기자 | 최근 출산한 직원들에게 자녀 1명당 1억 원을 지원하는 한 기업의 파격적인 출산지원책이 화제가 되면서 출산·양육친화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이렇게 저출생 극복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기업들의 저출생 극복 노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객관적인 평가지표 마련에 나선다.

 

저출생 문제가 전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많은 기업에서 출산·양육지원제도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업의 노력은 CEO의 의지에 좌우되기 쉽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이 일회적인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지녀야 하며, 다른 기업에게도 확산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시장은 25일 14시 서울시청에서 인구구조변화가 가져올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 방안을 연구하는 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의 정운찬 이사장과 「저출생 극복,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확산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오세훈 시장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오 시장은 얼마 전 국내 최대 회원사를 보유한 경제협력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중소·중견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려면 양육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문화를 위한 육아휴직, 유연근무제가 확대될 수 있도록 기업 현장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며 기업들의 동참을 호소한 바 있다.

 

서울시는 '26년부터 국내 기업에 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시 의무화가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기업의 ESG 경영에 ‘저출생 극복 노력’도 포함시켜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기존 글로벌 ESG 평가지표는 예외적으로 특수한 한국의 저출생 실태를 거의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어, 한국의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평가 모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협약에 따라 서울시와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기업의 저출생 극복 노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툴인 가칭 ‘인구위기 대응 K-ESG 지표’ 도입을 추진한다.

 

‘인구위기 대응 K-ESG 지표(가칭)’는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개발한 것으로, 큰 틀에서 ▲출산·양육 지원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출산 장려 기업문화 조성 등 기업이 저출생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과 실천을 하고 있는지를 세부 지표를 통해 평가한다. 주요 지표로는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 운영, 유연한 근태제도 운영, 임직원 육아지원제도 운영, 직장 내 어린이집 운영 등이 있다.

 

‘인구위기 대응 K-ESG 지표’(가칭)는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제도를 포함해 스웨덴,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사례를 분석해서 도출했으며, 중요도가 높은 지표에는 가중치가 부과될 예정이다.

 

서울시와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인구위기 대응 K-ESG 지표(가칭)’를 적용해서 우수한 양육친화기업을 발굴해 포상하고, 선도적인 사례를 확산시키는 등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우수 기업 발굴 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고려하고, 예산과 인력 등 측면에서 대기업에 비해 어려움이 존재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컨설팅 등 역량강화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와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토론회를 통해 ‘인구위기 대응 K-ESG 지표’를 공론화하고, 정부의 ESG 평가지표에 포함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 상대적으로 제도 시행 어려운 중소기업 참여 이끌어내기 위한 대책도 마련 중…’24. 5월 시행

한편, 서울시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산‧양육친화 지원제도를 시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관련 지원책도 준비 중이다.

 

출산·양육친화적인 일터를 만들기 위한 제도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을 ‘(가칭)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으로 지정하고, 이런 기업에는 기업이 선호하는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출산·양육친화지원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내용이다. ’24. 5월 본격 시행을 목표로 현재 사전 준비 중이다.

 

정운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은 “정부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저출산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이 인구위기 해결의 주체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시가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선 것을 계기로 많은 기업들의 동참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저출생 극복의 첫 단추로 꼽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문화 조성을 위해 이제 기업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저출생으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는 결국 기업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서울시는 기업과 함께 저출생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