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회

성북구, 전국 최초 지역 문화유산 일제 조사

문화유산의 바른 보존·관리체계 구축에 큰 기여

 

전국연합뉴스 김태연 기자 | 서울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구(區) 소재 지역문화유산 사적지 일제조사를 진행해 문화유산의 바른 보존과 관리체계 구축에 기여했다.

 

구는 지난 7월부터 관계 서류 및 현장 조사를 통해 문화유산의 지정 목적에 맞게 지목변경 및 국·공유재산 관리의 고도화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9월 1일 현재 역사의 흔적이 숨 쉬는 곳 10만㎡(공시지가 700억 원)가 60년 만에 제모습을 찾았다.

 

구(區) 소재 지역문화유산 사적지는 한양도성, 선잠단지, 정릉, 의릉, 심우장, 성북동별서 6곳이다. 이 중 ▲한양도성, 선잠단지는 1963년 ▲정릉, 의릉은 1970년 ▲심우장은 2019년 ▲성북동별서는 2020년에 각각 문화유산 사적 또는 명승으로 지정됐다.

 

지난 7월 구가 선제적으로 진행한 사전 조사에서 ▲토지 지목은 종전과 동일하게 대, 임야, 구거, 유지, 묘지 등으로 ▲토지 현황은 일단의 사적지이나 수 개의 필지로 ▲토지 경계는 정확도가 낮은 임야도에 등록 ▲건축물의 경우 실제 위치와 공부상 지번상이 ▲사적 특색에 맞지 않은 건물번호판 제작·설치 ▲행정 보존용재산을 일반재산으로 관리하는 등의 일부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구는 사적지 관리기관인 국가유산청, 한국자산관리공사, 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특별시 관련 부서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토지, 건물, 등기, 지적도, 항공사진, 도시계획 등의 서류조사와 함께 실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관련기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최종 97필지, 10만㎡, 공시지가 700억 원 상당의 사적지를 새롭게 정비했다.

 

세부적인 내용으로는 ▲ 국가유산 사적지로 지정 후 약 50~60년이 지났음에도 종전 지목인 대, 임야, 유지, 구거, 묘지로 소홀히 관리하던 47필지(10만㎡)를 일괄 사적지로 변경 ▲ 일단의 토지임에도 수 개의 필지로 관리하던 41필지를 13필지(3,369㎡)로 합병해 재산관리의 효율화 ▲ 임야도에 등록된 소축척(1:3000) 6필지(12,963㎡)를 대축척(1:1200) 지적도로 전환하도록 조치 ▲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선사가 1935년 성북동 222-2 토지를 취득 후 그 지상에 심우장을 신축(1층 주택, 41.72㎡)했으나 건축물 지번이 222-1번으로 잘못 기재되어 있던 건을 바로잡아 성북동 222-2번으로 등록 ▲ 정릉(아리랑로19길 116), 의릉(화랑로32길 146-35), 심우장(성북로29길 24), 성북동별서(선잠로2길 29-8)에는 각 사적지의 특색에 맞는 맞춤형 건물번호판을 제작·설치해 길 찾기 및 관광 편의 도모 ▲ 한양도성 사적지 부지 중 기획재정부에서 일반재산으로 관리하던 3필지(5,747㎡)는 국가유산청에서 행정재산으로 관리토록 조치하는 등 문화유산의 바른 보존·관리체계 구축에 이바지했다.

 

한편 한양도성은 조선 초기 태조에 의해 건립된 전체 길이 18.6km의 성곽으로 현재는 13.7km(약 70%) 구간이 남아있다. 이번 사업 대상은 백악·낙산 구간 약 4km에 해당하는 28필지로 종전 지목 대, 임야에서 사적지로 변경하고 재산관리 편의를 위해 성곽 부지 41필지를 13필지로 합병했다. 조선 최초 왕비 신덕왕후의 능인 정릉(貞陵)과 조선 제20대 왕 경종과 선의왕후 능인 의릉(懿陵)은 일반적인 묘지가 아닌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적인 국가유산으로 종전 지목 묘지를 사적지로 변경해 문화유산의 역사성 강화에 일조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전국 최초로 지자체 선(先) 주도하에 문화유산 관리기관 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각종 서류 및 현장 조사를 통해 전국 단위 사적지 관리개선 방안을 제시한 특수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근현대의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별칭이 있는 성북구로서 앞으로도 지역문화유산의 역사성 회복 및 보호체계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