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합뉴스 기자 | 경북교육청은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마음건강 지원체계 ‘HOPE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24년 학교 기반 정신건강 증진 분야에서 전국 최초로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상해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HOPE 프로젝트는 단순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넘어, 예방(Health), 인지(Observe), 처리(Process), 사후관리(Embrace) 등 4단계로 구성된 맞춤형 통합지원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단계별 대응 전략을 통해 위기 상황에 실질적 개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공교육 안에서의 마음건강 관리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예방 단계에서는 도내 모든 학교에서 ‘마음쉼;마음휴’ 명상 교육과 사회정서역량 강화 수업이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되어 운영되고 있다.
특히 경북교육청은 교육부의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자체 개발한 ‘마음성장 프로그램(경북형 사회정서성장학습)’을 병행하여, 초등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감정 인식, 공감, 책임감 등 사회정서 5대 역량 중심의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은 e-book과 인쇄물 형태로 제공되며,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연계 교육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생명사랑센터가 개발한 ‘마음건강증진 프로그램 맵(MAP)’은 정신건강 전문가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상담과 수업을 병행하는 구조로, 기숙사학교나 소규모학교 등 다양한 유형의 학교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마음건강 특별 살핌의 달’을 지정하여 전 학생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심리 상태 진단을 통해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굴하고 있다.
인지 단계에서는 학생의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선별 검사 체계가 집중적으로 운영된다. ‘정서행동특성검사’는 초등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정기 실시되며, 상시 활용 가능한 ‘마음이지(EASY)’ 검사, 자살·자해 위험도 파악을 위한 ‘에쎕(ASAP)’ 검사도 병행되고 있다. 검사 결과는 교사·상담사·학부모의 관찰과 연계되어, Wee센터, 생명사랑센터 등 전문가 조직과 공유되며, 위기 대응 체계로 자동 연계된다. 특히 관심군 학생은 치료비 또는 검사비 지원 대상자로 판정되어 실질적인 개입이 가능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처리 단계에서는 위기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개입과 현장 중심 대응 체계가 가동된다. 경북교육청은 각 학교와 교육지원청 단위의 위기관리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자살·자해 사건 발생 시 Wee센터, 생명사랑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의 신속한 연계 체계를 통해 긴급 상담과 심리 안정화가 실시된다.
특히 생명사랑센터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9명을 포함한 전국 최대 규모의 전문 인력풀을 갖추고, 자살 시도 또는 자해 사건 발생 시 학교를 직접 방문해 위기 개입을 실시하고 있다. 자살 사망과 같은 심각한 상황에는 유가족, 학생, 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후 심리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관리 단계에서는 학생의 회복과 학업 복귀를 위한 사후 관리 체계가 가동된다. 경북교육청은 Wee센터를 중심으로 위기 학생에 대한 지속적 상담과 맞춤형 사례 관리를 제공하고, 필요시 병의원과 연계해 전문 치료로 연결하고 있다.
위기 학생에게는 1인당 최대 600만 원까지 치료비를 지원하며, 정밀검사가 필요한 관심군 학생에게는 최대 50만 원까지 검사비가 실비로 지원된다. 해당 비용은 학부모에게 직접 지급되며, 경제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경북교육청은 학교 관리자, 교사, 학부모 대상 위기 대응 연수와 리터러시 교육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관리자 대상 현장 밀착형 연수에는 1,000여 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학부모 대상 교육과 함께 ‘청소년 정서성장 콘서트’ 등 소통형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이주 배경 학생 가정을 위한 12개국 다국어 예방 가이드북도 제작·보급 중이다.
이 같은 정책 성과는 전국 단위로 확산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교육부의 ‘학생 자살예방 정책 우수사례’로 선정됐으며, 타 시도교육청에도 해당 운영 모델과 프로그램이 보급되고 있다. 더불어 2025년부터는 위기 단계 자동화를 위한 ‘마음건강 안심온 시스템’이 본격 도입되어, 보고 체계 간소화와 대응 속도 향상이 기대된다.
임종식 교육감은 “학생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교육이 외면할 수 없는 책임이며, 모든 정책은 한 명의 아이를 살리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교육공동체 전체가 마음건강의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체계를 더욱 정비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