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합뉴스 김광원 기자 |
집값폭락 “2025년에 2018년 이전 가격까지 폭락”
미국이 주도하는 금리인상의 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계속해서
“기준 금리가 4%까지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18년 상반기 가격까지 하락할 수 있다. 2025년 초중반까지 가격이 하락한 후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시기와 관련, “1월 보다 올 연말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서두르기보다는 집값의 바닥을 확인한 후 사도 늦지 않다”. 가격 반등의 조건으로 금리 안정화, 거래량 증가, 주택 투자수익률 회복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집값을 전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투자 수익률이다. 그런데 집값 폭등으로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았다. 투자 수익률이 너무 낮다는 것은 가격에 이미 버블이 끼여 있다는 증거이다. 또 당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 시기였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의 투자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더 내려간다. 따라서 집값폭락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
“서울 기준으로 2018년 상반기 가격은 2021년 하반기 고점 대비 36% 정도 하락한 가격대이다. 전제 조건은 기준금리가 4%까지 치솟는 상황이다. 금리 전망에 따라 집값 전망치는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주택 구매 결정을 할 때 주택을 통한 투자수익률과 함께 국채와 같은 대체재의 수익률도 함께 고려한다. 위험자산인 부동산은 안전자산인 국채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다. 그런데 국채보다 부동산의 수익률이 낮다면,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면서 부동산 수익률이 국채 수익률보다 높아질 때까지 가격이 떨어진다.”
“단지별, 지역별로 더 떨어진 곳도, 덜 떨어진 곳도 있다. 수요자가 특정지역, 특정 단지의 물건만 보는 것이 아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주택 가격은 어떤 균형을 찾는 과정을 거친다. 상승기에도 하락기에도 특정 단지가 먼저 움직이고 다른 단지들이 따라서 어떤 가격에 수렴한다. 현재 폭락한 곳은 하락을 멈출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가격이 덜 떨어진 곳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
“계속 하락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 기준으로 2025년 초중반 정도에는 하락을 멈추고 그 다음부터 좀 지루한 정체기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은 입주물량이 많다. 강동구에서는 1만가구가 넘는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가 2025년 1월에 입주한다. 대단지 아파트 입주는 강남권은 물론 분당권까지 전세가격을 끌어내린다. 전세가격 하락은 투자 수요를 위축시킨다.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는 실수요자와 다주택자들이다. 다주택자들은 주로 전세를 낀 갭투자를 하는데,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갭투자가 수요가 위축된다.”
“작년까지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미국만큼 올려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입장이 좀 바뀌었다. 전 세계에서 미국만큼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본다. 작년 가을에 한국은행이 미국만큼 금리를 올리지 않자 환율이 폭등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졌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1% 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지만, 환율이 안정돼 있다.
그렇다고 금리가 조기에 과거로 되돌아 갈 것이라는 식의 낙관론은 금물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지만, 노동시장이 여전히 좋고 공급체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금리가 단기간에 내려가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은 것이 좋을 것이다.”
“한국의 시중금리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지만, 또 다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정부개입에 의한 금리인하) 이게 과연 계속 작동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만약 금리가 올라가 버리면 그때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의 시중 금리인하의 효과는 좀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다.”
-IMF 외환위기 당시와는 다르다. 외환위기로 인해 시중금리가 30%까지 치솟았다가 1년도 되지 않아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집값이 급반등했다. 물론 외환위기를 조기에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 지금은 기준금리가 4% 이상까지는 오르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당시처럼 금리가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
“과거 2기 신도시를 보면 서울 집값에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공급효과가 주변의 구도심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리는데 그쳤다. 3기 신도시는 일부 위치가 좋지만, 그 효과는 주변 지역 집값을 하락시키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재건축 규제완화의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건축비는 치솟는 반면 아파트 시세 하락으로 재건축을 위한 부담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과거에도 아파트 가격 하락기에는 재건축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재개발도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재개발 지역에서 월세를 받는 건물주들이 많은데, 그들이 월세수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
“부동산은 위험자산이다. 가능하면 바닥을 확인하고 무릎쯤에서 사는 것이 좋다. 리먼쇼크후 서울 집값의 경우, 2013년이 바닥이었다. 그런데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이다. 2013년, 2014년, 2015년의 정체기를 거쳤는데, 그때도 충분히 좋은 물건 구입할 수 있었다. 너무 조급해하거나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가격과 거래량은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동행한다고 봐야 한다. 2021년 하반기부터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부의 대출 등 각종 규제로 거래가 줄었다는 전문가들도 있는데,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2021년 집값이 폭등하면서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가격이 부담하기 힘든 수준이 됐기 때문에 가격이 꺾이는 전조현상으로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를 돌아보면 서울의 거래량이 급증한 게 2015~2016년이었다. 거래량이 터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앞으로 가격이 어느 정도 하락한 후 정체기를 거친 후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금리가 치솟고 집값이 급락하면 주택공급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주택개발을 위한 PF금리가 12%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이 2~3년 지속되면 결국 주택공급 부족에 의한 집값 폭등현상이 되풀이 될 수 있다.”그러나 지금은 공급과잉이고 급격한 1인세대의 증가로 과거와 같은 집값폭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