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합뉴스 김태연 기자 | 서울시가 조금 이른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다양한 인적 지원체계인 ‘인생버디 100인 멘토단’을 구성하고, 문화·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심리·정서 지원을 강화한다. 사회정착 종잣돈인 ‘자립정착금’은 내년에 전국 최초로 2,000만 원까지 올려 현실화하고, 대중교통비 인상에 따른 ‘대중교통비(월 6만 원) 지원’을 오는 9월부터 신설‧지원해 실생활 지출 부담 경감을 통한 생활 안정 지원도 강화한다.
자립준비청년들이 흔들림 없이 자립할 수 있도록 부모처럼, 선배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정책들도 시작한다. 집 구하는 법, 금융사기 당하지 않는 법 같이 꼭 필요하지만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던 자립생활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배움마켓’을 신설하고, 임금체불 같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는 ‘전문 솔루션 회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해준다.
이런 도움을 어디에서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막막하다면 서울시가 이달 6일 개소한 자립준비청년 전용공간 ‘영플러스서울’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서울시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강화계획 3.0'을 발표했다. 2021년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자체 최초의 종합계획인 1단계, 2022년 발표한 2단계에 이은 3단계 계획이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으로 보호를 받다가 만18세(본인이 희망할 경우 만24세까지 연장가능)가 돼 시설에서 나와 생활해야 하는 청년을 말한다. 현재 자립준비청년은 약 1,700명으로, 서울시에서만 매년 260여 명이 사회로 나오고 있다.
1단계 계획이 자립준비청년의 ‘경제적 자립’, 2단계 계획이 ‘심리적‧정서적 지원’에 각각 무게를 뒀다면, 3단계 계획은 1‧2단계 계획에서 당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사업은 확대하고 사회적 지지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신규 사업들을 발굴해 기존 계획을 보완‧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강화계획 3.0'은 ‘자립준비청년의 꿈과 첫출발에 동행하는 서울’이라는 비전 아래, 4대 분야 12개 사업으로 구성된다. 4대 분야는 ①심리‧정서 지원 강화 ②생활안정 지원 강화 ③맞춤 진로 지원 확대 ④지지체계 확충이다.
첫째, 심리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자립준비청년들이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고 확장해가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정서적으로 위로받을 수 있도록 심리‧정서 지원을 강화한다.
성악가 조수미 같은 유명 예술가부터 2030 회사원, 법조인 등 다양한 어른과 선배로 구성된 ‘인생 버디 100인 멘토단’을 구성‧운영하고, 2단계 계획 중 만족도가 높았던 자립캠프는 지원 규모를 3배로 늘려 ‘우리끼리 여행캠프’라는 새 이름으로 개편한다. 최근 개소한 ‘영플러스서울’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수요조사를 토대로 문화‧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생 버디 100인 멘토단 : 기업‧공공기관 2030회사원, 법조인, 예술가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멘토단을 구성하고, 멘토 정보‧활동계획 등이 담긴 멘토카드를 제공하여 멘티가 직접 희망하는 멘토를 선택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멘토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 조수미 성악가, 황영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이 명예멘토에 가입했으며, 2023년 하반기 ‘인생 버디 100인 멘토단’ 모집 공고, 기업 연계‧MOU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성할 계획이다.
문화·힐링 프로그램 : 문화‧힐링 프로그램(반려식물키우기, 자유페인팅 등)은 자립준비청년 수요조사를 통해 선정하며, 아동복지시설에 보호 중인 예비자립준비청년도 대상에 포함해 시설 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기회로 제공한다.
우리끼리 여행캠프 : 주체적 활동 경험을 통한 성취감을 바탕으로 성공적 자립생활을 유도해 선배·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자립캠프’ 사업은 참여자들의 높은 신청과 만족도를 바탕으로 규모를 3배로(10팀→30팀) 확대한다.
둘째, 현실을 고려한 생활안정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 자립지원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강화한다. 전국 최초로 ‘자립정착금’을 2,000만 원으로 확대 지원하고, 대중교통비 지원을 신설한다. 또한, 보호연장아동 자립체험공간과 특화프로그램도 새롭게 마련한다.
대중교통비 지원 : 서울시 대중교통비 인상에 따른 자립준비청년의 생활 지출 경감을 위해 9월부터 월 6만 원(현금)의 대중교통비를 지원한다. 8월부터 거주지 동주민센터에서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중앙부처 및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다른 사업을 통해 이미 교통비를 지원받고 있는 청년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립정착금 추가 확대 : 자립정착금은 보호종료 후 안정적인 사회 진출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나, 서울시 고물가, 주거비용 상승 등을 반영해서 현실화된 지원을 위해 내년 1월 기준 보호종료 대상으로 자립정착금을 전국 최초 2,000만 원(기존 1,500만 원)으로 확대 지원한다.
보호연장아동 자립체험공간 및 특화프로그램 : 보호연장아동*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꿈나눔하우스(자립형그룹홈) 2개소를 기능 전환해 전용공간으로 확보하고 보호연장 시기에 준비‧체험해야할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셋째, 자립준비청년들이 진로를 선택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인생설계를 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진로 지원을 확대한다. 주거, 금융, 법률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교육을 선택해 들을 수 있는 ‘배움마켓’을 7월 22일부터 운영하고, 인생선배들이 직장‧사회에서 겪는 생생한 경험을 통해 현실적으로 미래를 탐색해보는 ‘꿀팁 소통토크’와 ‘1:1 개인별 맞춤 진로 컨설팅’도 운영한다.
‘배움마켓’ 운영 : 보호종료 전·후 자기주도적으로 자립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배움마켓’을 개발 운영한다.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노무·법률, 주거, 금융, 인문학·마음건강 등)의 이론과 체험·실습을 포함한 융합형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며 본인이 희망하는 교육을 직접 선택해 들을 수 있다. 또한 선배 자립준비청년을 강사로 양성해서 운영함으로써 자립생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할 계획이다.
취업·진학 ‘꿀팁 소통토크’ 개최 : 인생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소규모 그룹 소통의 자리를 마련, 인생버디 100인 멘토단과 연계하여 직장·사회에서 겪는 경험·에피소드 등 생생한 정보를 공유하며 현실적인 미래 탐색을 지원한다.
1:1 개인별 맞춤 진로 컨설팅 : (예비)자립준비청년이 본인의 성격, 취향, 적성 등을 객관화시켜 돌아보고, 자기개발, 목표의식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진로를 찾고 준비할 수 있도록 진로 전문가의 컨설팅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사기, 임금체불, 고립 등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특히 취약할 수 있는 복잡‧다양한 문제들을 전문적으로 해결해줄 지지체계를 마련한다.
‘전문 솔루션 회의’ 운영 :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 나와 접하는 다양한 문제들 중 사기, 소송, 임금체불, 채무 등과 같이 혼자 감당하기 어렵고 전문적인 상담 및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분야별 전문가와 관련기관으로 구성된 전문 솔루션 회의를 통해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지원한다.
탈 고립·은둔 자립준비청년 지원 전담인력 채용 : 자립준비청년 중 고립·은둔, 저활력 대상 실태파악을 통해 고립·은둔 정도를 측정해 대상자를 조기에 발굴하고, 지원이 필요한 대상에게 상담·회복 프로그램 등 특화 자립지원통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탈 고립·은둔 지원사업 전담인력(2명)을 채용해 자립지원기관에 배치 운영할 예정이다.
자립준비청년 전용공간 ‘영플러스서울’ 운영 : 자립준비청년이 서로 소통하며 다양한 지원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전용공간인 ‘영플러스서울’은 앞서 6일 용산구에 문을 열었다. 자조모임, 동아리 등을 위한 활동공간과 취업·창업 등에 도움이 되는 작품 갤러리와 상품진열대가 마련됐고, 자립지원전담기관도 이곳으로 이전해 원스톱 지원체계가 구축됐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6일 ‘영플러스서울’ 개관식에서 “심리·정서지원, 생활지원, 진로지원, 지원 체계 확립 그리고 주거 지원까지 여러분이 힘을 내서 정말 독립된 사회인으로 사회에 나가서 당당하게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앞으로 자립준비청년의 꿈과 첫출발에 동행할 수 있도록 세심하고 두터운 자립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