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합뉴스 신경선 기자 | 영월군은 지난 6월부터 야간관광활성화를 위해 관풍헌, 장릉, 관광센터 등 3개 관광시설에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하고 오는 10월까지 주말인 금·토요일 22시까지 연장운영은 물론 관풍헌에서 야간상설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야간경관조명과 야간상설공연으로 주간중심, 개별관광의 단조로움을 해소하고 영월읍 시내중심의 주요 스팟과의 연계관광을 통해 외지 관광객의 체류시간 연장은 물론 지역주민의 문화향유기회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풍헌에서의 야간상설공연은 6월과 7월은 ‘장릉 낮도깨비’ 창작극으로 14회 상설공연을 진행했고 8월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금·토요일에 26회 예정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상설공연중인 창작 뮤지컬 ‘영월 천년_월기 경춘’은 영월의 실존 인물인 기생 경춘(본명 고노옥)의 이야기를 창작뮤지컬로 제작했다, 경춘은 영조 시대 인물이다. 단종 사후 300년 기일에 태어나 노산군이 점지했다고 하여 노옥이라 이름 지었다. 세월이 지나 영월 주민들도 잘 모르는 영월의 역사가 됐으나, 올해 지역 극단인 시와 별이 더 널리 영월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뮤지컬로 창작했다.
경춘은 양반으로 태어났으나 조실부모한 후 이웃이었던 기생 추월에게 동생과 함께 입양되면서 15세에 영월의 관기가 됐다. 노래, 춤, 시, 그림에서 뛰어났다고 알려진 경춘은 영월 부사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나 아버지의 발령으로 이수학은 편지만 남기고 떠난다. 그 후 신임부사 신광수가 부임하여 수청을 들라 하나 경춘은 결국 순절한다. 그 이야기가 전해져 당대 문장가인 신광수를 아꼈던 영조조차 그를 파직시켰고, 후에 ‘월기경춘순절지처’비가 세워져 정절의 귀감이 됐다.
영월군은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공연을 통해 영월의 지역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준비해 왔으며 특히 이번 ‘월기 경춘’은 춘향전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인 만큼 영월군에서 작품화하고자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창작 뮤지컬 ‘영월 천년_월기 경춘’의 극작가이자 시와 별 대표인 상지윤 씨는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 드라마가 약하고, 드라마를 살리면 역사를 훼손할 위험이 따르는데다 참고할만한 자료가 별로 없고 내용도 서로 달라 더 어려운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민과 관광객의 기억에 남을 영월의 좋은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자 노력한 이 작품은 시대가 변했어도 여자로 살아간다는 어려움, 시대와 상관없이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란 화두를 담고 있다. 신나는 기생들의 무대가 있는가 하면, 이수학과 경춘의 사랑, 추월과 경춘의 살아온 시간에 따라 다른 사랑에 관한 생각 등 다양한 내용을 뮤지컬 넘버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70분 정도의 야외극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관람한 관객들은 뮤지컬이라 노래를 같이 흥얼거리게 되어 즐겁고, 춘향전의 실화가 영월에서 비롯됐다는 게 놀랍다며 실화는 비극이라 더 기억에 남을 공연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객들이 일부러 공연을 보러 영월에 찾아올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는 ‘영월천년_월기 경춘’은 10월 28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8시에 영월읍 관풍헌(중앙로 61)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영월은 산수가 아름답고 사람들의 정이 넘치는 곳이며,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비극적인 단종의 애사와 기생 경춘의 정절, 전국에 이름을 떨치며 방랑한 노마드 천재시인 김삿갓, 뗏목 아리랑을 부르며 강줄기 따라 한양을 오갔던 뗏꾼들의 애환, 근현대사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희노애락을 겪은 광부이야기와 설화 등 무수한 이야기를 담은 곳이고 영월군은 법정문화도시로서 계속 지역 이야기를 발굴하여 작품화하고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밝히면서 월기 경춘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뮤지컬을 잘 전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과 함께 문화야시장은 6시부터 다양한 먹거리와 영월 여행의 기념이 될 소품을 관풍헌 내에서 판매한다. 7시부터 지역예술인과 뮤지컬 배우들의 식전 공연도 준비되어 ‘월기 경춘’ 외에도 영월 읍내에서 야간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방문객들에게 영월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굿즈와 야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증정하여 관람객의 흥을 돋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