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전략대화 재개… 동북아 긴장 속 ‘대화 복원’ 의미 부각

갈등 관리·충돌 방지 공감대… AI·디지털 협력 확대도 논의

최근 중국 선전에서 열린 ‘2026 한중 고위 전략대화’가 경색된 한중 관계를 완화하고 대화의 틀을 복원하는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갈등과 경쟁이 심화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양국이 협력 가능성을 다시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회의에는 정덕구 이사장을 비롯해 윤병세, 신각수 등 양국 전직 고위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북핵 문제, 동북아 안보 환경, 협력 방향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논의의 핵심은 동북아의 구조적 갈등을 인정하되, 이를 실제 충돌로 확대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데 있었다. 특히 군사적 대응보다는 대화와 협의를 통한 긴장 완화가 현실적 해법이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북핵 문제 역시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비핵화 중심의 기존 접근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위기 관리와 우발적 충돌 방지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한중 간 상시 소통 채널 유지와 긴장 완화 협력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양국 관계가 국민 감정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경제·민간 교류가 갈등을 완충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기능이 약화되며 상호 불신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문화·인문 교류 확대를 통해 감정적 대립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조됐다.

 

국제 정세 측면에서는 미중 전략 경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균형적이고 유연한 외교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협력은 확대하고, 경쟁은 관리하며, 갈등은 최소화하는 실용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중국 측 역시 동북아 안정과 협력을 위해 공동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하며,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과학기술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이는 양국 관계가 기존의 정치·안보 중심에서 경제·기술 중심으로 확장될 필요성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이번 회의는 사드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전략적 소통 채널이 재가동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정덕구 이사장은 이러한 대화가 갈등을 직접 해결하기보다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동북아 평화는 일회성 해법이 아니라 지속적인 대화와 신뢰 구축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은다. 관계를 단절하기보다 관리하고 협력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현실적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번 전략대화는 그 출발점이라는 평가다. 오는 10월 서울에서 예정된 후속 회의가 실질적 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